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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운재 상량문(瑞雲齋 上樑文)
작성자 관리자 [2020-02-03 2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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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재 상량문(瑞雲齋 上樑文)

 

성조(聖祖)의 은덕은 비록 백세(百世)라도 길고 긴 복록(福祿)을 후손을 위하여 열어주고 후손의추모(追慕)는 갈수록 새로워 높은 재각(齋閣)이 선조(先祖)를 위하여 세워진다.

정선(旌善)은 사시던 고을이요 서운(瑞雲)은 새로운 재각(齋閣)의 이름이라 생각해보면 정선군(旌善君) () () ()은 그 선조가 백제(百濟)사람으로 비록 5세를 한()에 벼슬하면서 놀라운 은총을 받았으나 항상 본국환향(本國還鄕)의 간절한 마음 금치 못하던 것을 당제(唐帝)의 명으로 공주(公主)를 모시고 고국(故國)에 돌아오니 왕()이 말씀하시기를 아름답고 장하다 하시었다. 이에 본국(本國)을 위하여 신명(身命)을 바친 그 충성(忠誠)과 공훈(功勳)이 기록된바 지대하였기에 드디어 정선을 채읍(采邑)으로 봉하여 산천과 토전(土田)을 하사한 것이다.

 

정선은 방대산(方大山)과 봉래명(蓬萊溟)을 인접한 지역으로 선경(仙境)이라 불리었고 특히 채운천(彩雲川)과 천마산(天馬山)이 멀리 둘러싸여 있어 지리적으로 주거하시기가 마땅한 곳이라 서둘러 마음을 정하였으며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오로지 후손을 위하는 기본이라 생각했으므로 주택을 마련하는데 사치함을 금하면서 분수에 알맞은 것이 마음에 편한 바라 하였고 후손은 음덕(蔭德)을 기르는 것만이 번창(繁昌)하게 하는 도리라 하였다. 이 유풍(遺風)과 여운(餘韻)을 이 고장에 심었으니 신령(神靈)도 또한 아껴주었고 그 전설(傳說)과 지점(地点)이 유허(遺墟)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니 초목(草木)도 아름다운 색채를 띠었다.

 

어진 선조(先祖)가 있으면 반드시 어진 후손이 있게 마련이니 후손들이 지극한 추모(追慕)를 이 재실(齋室)에 부치고자 한송이 꽃도, 한포기 나무도 남에게 양보(讓步)치 않은 것은 진실로 평천장[平泉庄 : ()나라 이덕유(李德裕)의 별장]의 유훈(遺訓)도 있었고 그 음성(音聲)과 전형(典型)을 보는 것 같고 듣는 것 같음은 그 위대한 영광전[靈光殿 : ()나라에 있었던 가장 오래 유지된 전당]이 있으리라. 물론 선조(先祖)를 위한 사업이나 방위(方位)와 음양(陰陽)을 반드시 대방가(大方家 : 어떤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영향을 미치는 사람)에 결탁하며 옛날 제도를 가감(加減)함으로써 영원한 향사(享祀)를 도모하니 이럼으로써 후손 재계(齋戒)가 재계답게 될 것이며 조두(俎豆 : 제사)의 예도(禮度)가 예도답게 될 것인즉 여러 곳에서 모인 사람 그 누가 경건하지 않으리. 충만한 신령(神靈) 아낌없이 내리실 때 전씨(全氏)의 여러 사람들은 물론 사방(四方)도 역시 동성(同聲)으로 호응한 것이라.

 

경영(經營)은 종약(宗約)에 의하여 이미 10년 전 있었으나 낙성(落成 : 완공)은 거의 빠른 셈이었으니 혹 거액의 자금을 희사(喜捨)하여 건립예산을 부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혹 위답(位畓)을 매입해 제수(祭需)를 풍부하게 한 이도 보게 되었다.

엄숙한 제례절차 향()내음 올려 강신(降神)하니 신령(神靈) 또한 편안하리라. 다행이 의지할 곳 있다는 것은 거세고 굳센 바람 막아주고 경조사상(敬祖思想) 못잊음은 춘상추로(春霜秋露) 그때리라.

이제 송문(頌文) 지어 상량(上樑)을 도우리라.

 

어기여차 대들보를 동쪽으로 올리니 맥산창취서일홍(麥山蒼翠瑞日紅)이라

유풍여운이천재(遺風餘韻二千載)하니 고적태전재차중(古跡苔篆在此中)이라.

 

어기여차 대들보를 서쪽으로 올리니 화개병고낙일저(華盖屛高落日低)

어지유능여소지(於止猶能如所止)하니 장추비조곡심서(將雛飛鳥谷尋棲).

 

어기여차 대들보를 남쪽으로 올리니 채미산색벽어람(採薇山色碧於藍)이라

청풍백세여고죽(淸風百世如孤竹)하니 운기용용일영함(雲氣溶溶日影涵)이라.

 

어기여차 대들보를 북쪽으로 올리니 쇄운첨촉제천극(鎖雲尖矗齊天極)이라

석문심수무인래(石門深邃無人來)하니 지유유란대우색(只有幽蘭帶雨色)이라.

 

어기여차 대들보를 위쪽으로 올리니 성신삼석삼상향(星辰參錫森相向)이라

신재고산채운간(新齋高山彩雲間)하니 지비천장숙기양(地秘天藏淑氣養)이라.

 

어기여차 대들보를 아래로 올리니 산회수전연평야(山廻水轉連平野)

두등제정예성삼(豆登齊整禮成三)하니 천감성연우석하(天感誠煙又錫碬).

 

엎드려 원하노니 이 집 상량한 뒤에 최각(榱桷 : 서까래)은 갈수록 빛나고 상재(桑梓 : 고향집)는 언제나 늙지 말라. 풍운(風雲)도 집을 호위하니 보수하는 방법이 어렵지 않고 꽃과 나무가 뜰에 가득하니 친목한 의리(義理) 더욱 돈독(敦篤)할 터 영원한 세월 언덕같이 기약(期約)하고 바다같이 큰 복() 때없이 내리소서.

 

정유년 봄 가선대부 호조참판 동 경연 춘추관 성균관사 의금부사

월성 김문제 삼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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