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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국은 지방자치를 진실되게 시행하고 있고 [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에서 ]
작성자 관리자 [2022-12-27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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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트겐(Karl Rathgen, 1856-1921)]은 또 말했다.

“스토아는 도덕과 지식으로 국가의 본질을 삼고 국민의 공동 이익으로 국가의 범위를 정했으니, 그 국가 이상이 프랑스의 피아제(Piaget)보다 더 훌륭했고 그리스 철학자들보다 더 구체적이다.”

첫째로 국가는 국민과 국토의 위에 최고 무한의 권력을 갖고 있다. 그 요목은 입법·사법·행정의 삼권이며, 이는 내부 주권이다.

둘째 국가의 주권은 타국에 대해 독립해있으며 종속되지 않는다. 그 요목은 선전포고·강화조약체결·외교권 등이며, 이는 외부주권이다.

요컨대 국가 주권이 포함하는 조건은 적지 않은데, 도덕으로 국가와 국민간의 관계를 논해보면 국민은 국가에 대해 유해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고 유익한 행동을 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국가는 국민을 인자하게 양육해주려는 정신을 갖고 있고, 국민은 국가에 충성스러운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국가가 생존을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국가와 국민 간에는 도덕적 관계가 필요하다.

영국은 지방자치를 진실되게 시행하고 있고, 독일의 자치제도도 아주 완비되어 있다. 프랑스에서만 지방자치단체에 자주권이 전혀 없어서 대통령이 지방의 촌장(즉 지방의 자치단체장)까지 그 임면권을 갖고 있다. 정부를 대표하는 관리가 지방 촌장직을 맡아서 법률과 명령을 집행하고 조세를 거두며 군대를 모집하고 출생·사망 및 혼인신고 등의 일을 수행한다.

〈오직 유공자 표창(表彰)이나 순직자 예우 [恤典] 등의 일을 각국에서 실행하고 있는데 낱낱이 다 들 수가 없다. 그중에서 구황(救荒)은 중요한데 재물로서 구휼할 뿐 아니라 상인들에게 교역을 장려해서 쌀값을 낮추게 하는 것이 실제의 혜택이 된다.〉

 

[서우 전병훈]

구황을 할 때는 사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조부〈휘는 전익하(全翼廈) 자(字)는 광보(廣甫)공〉와 선친〈휘는 전경(全璟) 자는 자중(子仲)공〉께서는 덕을 숨기고 벼슬하지 않으셨는데,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흉년이 든 지역에서 구제 활동을 감독할 때마다 흰머리가 생겨나곤 한다’라고 하셨으니, 백성을 구휼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피곤함을 알 수 있다.

 

[原文]

又曰斯多爾 以道德智識 爲國家本質 以國民之共同利益 限國家範圍 其國家理想 比法鼈傑 爲精卓 比於希臘先哲 爲切實

第一 國家在國民及國土之上 有最高無限之權力 其要目 爲立法司法行政三權 斯爲內部主權 第二 國家之主權 對於別國 爲獨立不羈 其要目 爲宣戰講和訂約遣使等權 是爲外部主權 要之國家主權 所合條件不少 以道德論國家國民間之關繫 則國民之於國家 其有害者 必不可爲 其有益者 必不可不爲 此其義務也 必也國家有仁愛撫育之精神 國民有忠順義勇之氣節 則國家生存 何患不發達也? 國家國民間以道德關係爲必要

英爲眞實地方自治 德之自治制度 亦極完備 惟法則地方自治團體絶無自主之權 大總統 有黜陟町村長之權力 町村長 爲政府代表人職司 執行法律命令 徵集租稅 募集軍隊 及登記生死婚姻等事

〈惟賞功恤典等事 各國實行 不須枚擧, 而賑荒之要 不但救之以錢財 而勸商賈貿遷 賤糶實惠也, 然〉

 

施賑 【賑】 要在得人

余之祖考〈諱翼廈 字廣甫公〉 先考〈諱璟 字子仲公〉 隱德不仕 嘗言曰 每經該地方賑恤監督 則白髮輒生云 可見其克盡勞瘁救活之心法也. 噫!

 

[출처] 전병훈 저 · 임채우 역 [인월담]

 


 

박은식·박종홍·함석헌 등 ‘20세기 사상가’ 조명

문화일보

 

박종홍은 한국 사상의 주체성을 중시하면서 궁극적으로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찾으려는 관념론적 입장을 취했다. 반면 함석헌은 종교적 초월성과 서민적 평등성을 지닌 고유의 ‘씨알 철학’으로 일제와 독재에 맞섰다. 두 철학자를 비롯해 한국철학사에서 공백으로 남아있던 20세기 철학사상을 조명한 책이 나왔다.

 

이규성(철학) 이화여대 교수는 신간 ‘한국현대철학사론’(사진)에서 한국현대철학의 몸통을 이룬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에 깊숙이 들어갔다. 최제우, 최시형, 이돈화, 김기전, 나철, 이기, 서일, 신채호, 이회영, 박은식, 전병훈, 박종홍, 함석헌 등 주요 사상가를 중심으로 한국 현대 철학사의 흐름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부했다.

 

그는 19세기 말은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 등 서민적 지성이 시대 조류에 맞서 자신들의 주체적 자각으로 한국철학을 이끌어갔다고 봤다.

 

이같은 토대위에 선 20세기 한국철학 역시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국제적인 군사세력에 휘둘렸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됐다. 저자는 “이 시대에 한국 철학은 이러한 세계사적 상황이 주는 불안 속에서 그 극복 가능성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면서 “제국주의는 세계 정복이라는 권력 기술을 개발했지만 20세기 문턱에서 한국 철학은 세계 극복의 지혜를 찾아내야 했다”고 분석했다.

 

1부에서는 민족잡지 개벽을 창간해 천도교사상을 근대적 시각에서 해석해 체계를 세운 이돈화,

유교·불교·도교와 서양철학을 폭넓게 종합하면서도 도교를 중심으로 한 일관된 철학체계를 추구한 전병훈 등의 사상을 탐구했다.

 

항일투쟁의 정신적 배경이 된 대종교 창시자 나철, 유림의 폐단을 철저히 비판하며 양명학의 입장에서 유교개혁을 주장한 박은식, 무정부주의자로서 온 생애와 재산을 송두리째 항일투쟁에 바꾼 이회영 등이 중심이 된다.

 

2부에 소개된 신남철은 외래 사조의 기계적 수용 대신 한국의 특수성을 살린 진보적 민주주의를 주장한 철학자다.

 

책에 따르면 박종홍의 철학에서는 민족적 공감을 통해 나의 존재가 우리와 동일한 것으로 자각된다. 현실과 전환에 대한 실천적 태도는 신남철의 태도와도 유사점을 갖는다.

 

다석 유영모에게서 영향을 받은 함석헌은 씨알이 개체성의 원리이자 개체의 우주적 연대성의 원리라고 말한다. 그는 유기체적이고 생태론적 형이상학에서 민주주의의 정신을 읽어냈다.

 

이 교수는 “시대의 고통은 내면의 심층을 탐구하는 깊이의 심성철학을 낳았으며 외부세계를 변형하는 희망의 역사철학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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