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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의 밤'을 팝니다
작성자 관리자 [2026-08-23 12: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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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서울의 밤'을 팝니다





 

서울에서 밤 등산을 즐긴다. 여러 재미가 있는데 야경이 으뜸이다.어둠이 깔리면 건조했던 회색 도시가 별을 뿌려놓은 듯 찬란하게 변한다. 북한산에서 바라보는 강북 일대. 관악산에서 바라보는 강남 일대가 압권이다. 야산으론 강북에선 인왕산과 응봉산, 강남에선 우면산과 구룡산의 야경이 대단하다. 밤이라 사람이 거의 없다. 홀로 즐기는 맛이 좋지만 엄청난 도시의 자원이 아깝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못 보던 광경을 한밤 야산에서 자주 본다. 남산이 관광 코스가 된 건 오래전이다. 이젠 밤 11시 에도 외국인이 많다. 남산만큼 접근하기 쉬운 동대문 낙산 정상에도 외국인을 볼수 있다. 서촌의 인왕산은 도심에 있지만 정상부 경사가 제법 심하고 위험한 구간도 있다. 그런데 이곳 정상에서도 한밤에 외국인을 만난다. 도심 야경은 인왕산이 최고다. 이 사실을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올라 왔는지 신기하다. 입소문이 무섭다. 때론 토박이가 모르는 공간의 가치를 이방인이 알려주곤 한다. 서울의 밤이 그렇다.

 

명동, 이태원, 홍대 거리처럼 익숙한 곳만이 아니다. 한국을 자주 찾는 N차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밤거리 구석구석 스며들고 있다. 청계천, 을지로 골목, 익선동,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여의도 한강변과 세빛섬에서도 외국인 밤손님을 자주 본다. 이상하게도 그들을 만나면 너무 익숙해 감흥이 없던 주변 공간이 새롭게 보일 때가 있다. 일본 교토는 오래전부터 낮손님만큼 밤손님이 많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히가시야마와 아라시야마의 사찰은 벚꽃철과 단풍철에 야간 개장을 한다. 같은 사찰을 밤과 낮 두 번 가는 사람이 많다. 인공광에 비친 아름다움이 낮의 자연광과 완전히 다르다. 여름엔 유명 축제 '기온제'를 열어 교토는 봄∙여름:가을 내내 밤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배경에는 밤길이 안전한 일본의 치안 인프라가 있다.

 

한국도 뒤지지 않는다. 여성들이 자정 한 강변에서 러닝을 하는 세상에 몇 안 되는 나라다. 서울시가 '서울형 야간 경제'를 추진하겠 다고 발표했다.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를 새로운 경제 활동 시간으로 보고 야간 문화, 체육, 관광,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야간 경제'라고 하면 2차. 3차로 이어지는 유흥, 향응 문화를 뜻했다. 어찌나 마셔댔는 지 한국의 밤 경제가 세계 최대라는 말도 있었다. 시대 변화로 폐습이 줄어들면서 서울의 밤도 건강한 본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말처럼 "도시의 꽃은 밤에 피는 것"이다.

 


선우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