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강릉향교에서 만난 선조들의 지혜: 석전예기(釋奠禮器)와 진설(陳設)의 비밀 | ||||||||||||||||||||||||
| 작성자 | 관리자 [2026-06-01 21:50:46] | ||||||||||||||||||||||||
| 첨부파일 |
첨부된파일갯수 : 0개 |
||||||||||||||||||||||||
강릉향교에서 만난 선조들의 지혜: 석전예기(釋奠禮器)와 진설(陳設)의 비밀
일시: 2026년 6월 1일 13:30 장소: 강릉향교 명륜관 다목적실 강사: 어기식 강릉향교 전례위원장
1. 세계가 감탄한 우리의 문화유산, '석전대제' 공자님을 비롯한 성현들에게 바치는 제사인 '석전대제(釋奠大祭)'는 현재 유교의 고향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사라져 버린 인류의 보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원형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눈과 귀로 보는 역사: 수백 년 전의 선율을 그대로 연주하는 문묘제례악, 엄격하고도 아름다운 고전적 의식 절차, 그리고 당시에만 사용되던 독특한 악기와 제기들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2.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강릉향교'의 위상 강릉향교는 단순히 지역의 교육 기관을 넘어, 대한민국 유교 문화의 중심지이자 커다란 자부심입니다.
● 3대 향교 중 하나: 나주향교, 장수향교와 더불어 대한민국 3대 향교로 손꼽히며, 건축 규모와 교육 제도가 국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 대무관(大廡館)의 칭호: 선비들의 도의와 학풍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떨쳐져 특별히 '대무관'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 원형의 보존: 전국의 향교 중 유일하게 136위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설위(大設位)'의 원형을 고스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 문화재의 보고: 유교 문화권 중에서 가장 많은 5개의 국가지정 문화재를 보유한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3. 위패를 모시는 두 가지 법: 소목지서 vs 이서위상 성현이나 조상의 위패를 모실 때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역사적으로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쓰여왔는데, 이 두 방식은 서로 원리가 달라 반드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합니다.
① 소목지서(昭穆之序) — "지그재그로 모시기" 중앙을 기준으로 2세, 4세, 6세(짝수 세대)는 왼쪽(소 昭)에 모시고, 3세, 5세, 7세(홀수 세대)는 오른쪽(목 穆)에 모시는 방식입니다. 좌우로 번갈아 가며 가문의 질서를 세우는 멋이 있습니다. (※ 강릉향교가 바로 이 전통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② 이서위상(以西爲上) — "서쪽부터 차례대로" 가장 높은 어른인 서쪽을 상석으로 삼아 고조부, 증조부, 조부, 부모 순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나란히 모시는 방식입니다.
4. 제사상 차림(진설)의 대원칙: "방향은 신위(神位)의 시선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좌포우혜(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를 행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방향'입니다. 내가 제사상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을 정하면 완전히 반대로 차리게 됩니다.
▶ 방향을 정하는 대원칙: 제사상의 진짜 주인은 음식을 드시는 조상님(신위)입니다. 신위가 계신 곳을 '북쪽'이라 선언하고, 신위가 제사상을 내려다보는 시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좌포[左脯]: 신위가 바라볼 때 왼쪽(동쪽)입니다. 즉, 상을 차리는 사람이 바라볼 때는 오른쪽에 포를 놓아야 올바른 진설입니다.
5. 알고 보면 재미있는 제례 그릇(禮器)의 이름표 종친회 소식이나 시향(時享) 기록을 볼 때마다 우리를 알쏭달쏭하게 만들었던 '변두(籩豆)'를 비롯한 제기들의 이름에는 각각 담는 음식에 따른 명확한 규칙이 있습니다.
맺음말 오늘날 제례의 전통을 배우고 지키는 것은 고리타분한 형식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가 인정한 소중한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다는 자부심이자, 상을 차리는 손길 하나에도 상대방(신위)의 시선을 먼저 배려했던 조상들의 '지극한 이타심과 예(禮)'를 몸소 배우는 일입니다. 유림으로서의 긍지와 가문의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가치 있는 첫걸음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