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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재근의 시대공감] 전유진 초유의 신드롬 왜 생겼나
작성자 관리자 [2021-03-06 22: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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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시대공감] 전유진 초유의 신드롬 왜 생겼나



 

 

박재근

 

국민적인 사랑 받던 전유진
팀미션 탈락에 시청자 공분
제작진 불신 프로그램 위협
팬들 '지켜주겠다' 의기투합
우승 못했지만 스타로 우뚝

 

TV조선 '미스트롯2'는 한국 최대 오디션 시리즈다. '미스트롯1'과 '미스터트롯' 이 두 편을 거치는 동안 기록적인 시청률과 함께 범국민적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지상파 오디션도 대적하지 못하는 오디션계의 거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그 '미스트롯2'가 최근 크게 흔들렸다. 전유진 탈락 사태 때문이다. 중고등부로 출연한 중학생 전유진이 탈락하자 거대한 반발이 일어났고 그 때문에 프로그램이 휘청대기까지 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탈락자에 대한 안타까움, 반발 여론이나 심사위원과 제작진에 대한 불신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흔히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오디션은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전유진 탈락 사태는 '미스트롯2'를 뒤흔들었다. 성인 오디션에서 중학생이 주목받는 것조차 힘든 일인데, 전유진은 주목받는 수준을 넘어 아예 판 전체에 변동을 일으켰다.

'미스트롯2' 시작 전에도 전유진은 스타였다. MBC '편애중계' 왕중왕전에서 준우승까지 하며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압도적 스타는 아니었고, '미스트롯2'에서 주목받는 도전자 중의 한 명이었다. 그런데 오디션이 열리자마자 인기 폭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여러 스타급 도전자들을 제치고 전유진이 국민 응원 투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압도적인 원톱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유진의 노래가 그만큼 많은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는 뜻이다. 1회에 부른 '서울 가 살자'는 올하트를 받긴 했지만 마스터들에게 극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유튜브 조회수가 350만회를 돌파해 마스터들에게 격찬 받은 노래들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유진 노래엔 한순간 이목을 잡아끄는 자극성이나 화려한 기교가 없다. 그런데 들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 듣는 이의 마음에 다가온다. 각박한 시대에 위로를 전해주는 목소리다. 질리지 않아서 반복해서 듣게 된다는 점도 전유진 가창의 특징이다. 이래서 전유진의 노래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다. '데스매치'에서 부른 '약속'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마스터들의 평가가 대중의 감동과 다르게 나왔고 심지어 전유진이 패배하기까지 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더욱 전유진을 지키기 위해 결집하게 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전유진이 노래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메들리 팀미션으로 탈락하자 공분이 폭발했다. 이 충격파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일시 하락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후 마스터·제작진에 대한 집단적 불신이 나타나 프로그램이 위협받았다. 사람들은 결승 문자투표 때 마스터들이 선호한다고 간주된 출연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투표해 순위 변동까지 만들어냈다. 이런 사태는 과거엔 생각도 못 했던 일인데, 일개 중학생 출연자의 탈락 때문에 벌어졌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번에 비록 '미스트롯2'에서 높은 순위를 얻진 못했지만 국민적 응원을 얻은 셈이다. 어떻게 보면 안타깝게 탈락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주겠다'는 지지 열기가 더 강해졌는지 모른다. 보통 1위 수상자가 오디션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하지만, 이번 '미스트롯2'에선 장외의 전유진이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앞으로 시대를 위로하는 국민가수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일은 전문가의 평가와 국민의 정서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극명히 보여준 사태였다.

 

<문화평론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